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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관한 명상

시집 <돌에 관한 명상>은 박현자 시인의 첫 시집이다. 이 시집에는 박현자 시인이 문단 등단 후 각 문예지에 발표하여 호평을 받은 76편의 시가 4부로 나누어져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의 해설을 쓴 김윤식 시인은, 박 시인의 시집 속에서 시적 화자의 접근과 개입을 절제하고 있는 작품들은 많이 발견된다. 마치 풍경화를 그리듯 한 서경시풍의 <인사동에서>에 그런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젊은 여자가 작두를 탄다 / 서슬 퍼런 칼날 위를 걸으며 / 주문을 왼다 //...... // 전생에 나비였을 여자가 / 전생보다 먼 과거의 / 매듭을 풀고 있다'거나, 자기 내면의 자아까지도 타자화시키고 객관화시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다음 시를 살펴보자. 바람이 지나가며 내 안을 기웃거린다 쓸데없는 ..
시집 <돌에 관한 명상>은 박현자 시인의 첫 시집이다.

이 시집에는 박현자 시인이 문단 등단 후 각 문예지에 발표하여 호평을 받은 76편의 시가 4부로 나누어져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의 해설을 쓴 김윤식 시인은,

박 시인의 시집 속에서 시적 화자의 접근과 개입을 절제하고 있는 작품들은 많이 발견된다. 마치 풍경화를 그리듯 한 서경시풍의 <인사동에서>에 그런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젊은 여자가 작두를 탄다 / 서슬 퍼런 칼날 위를 걸으며 / 주문을 왼다 //...... // 전생에 나비였을 여자가 / 전생보다 먼 과거의 / 매듭을 풀고 있다'거나, 자기 내면의 자아까지도 타자화시키고 객관화시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다음 시를 살펴보자.


바람이 지나가며
내 안을 기웃거린다
쓸데없는 것을 휩쓸어가기 바라지만
욕심 없는 바람
허공을 돌다 진눈깨비로 내리는 겨울
사다리가 없어
아무 곳에도 오를 수 없는 나는
종일 내 안에 갇혀
유배일지를 쓰고 있다.
- <내 안에 나를 가두고> 부분

이렇게 함으로써 아무런 욕망도 원망(願望)도 표출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전혀 쓰라리지도 않고 괴롭지도 않다. 이 작품은 그저 그림 같이 잔잔하고 담담한 내면 고백을 들려줄 뿐이다. 이 맑은 거리로 인해 '자신을 안에 가둔' 답답함 속에서도 푸념이 아닌, 우는 소리가 아닌, 전편이 한 아름다운 시의 목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아무 곳에도 오를 수 없는 나는 / 종일 내 안에 갇혀/유배일지를 쓰고 있다. " 얼마나 담담한 목소리인가.(박현자 시집 <돌에 관한 명상> 작품 해설에서)

박현자

이 시집의 저자 박현자 시인은 경기도 양평에서 출생했다.

1992년 <인천문단> 시 부문 대상을 수상한 뒤, 1995년 <문예사조> 신인상을 수상하고 문단에 등단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인천지회,․갯벌문학회, ․서해아동문학회,․시산 동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인 시집으로 <바람이 자는 시간에는 /1995>, <잠들지 않는 바다 /1996>, < 또 시간은 흐르고 / 1998>, <그에게서 소포가 왔다 / 1999>, < 맑은 날과 흐린 날의 중간쯤으로 / 2000> 외 다수가 있다.

․이 메 일 : phjd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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