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992년 4월부터 KBS 사회교육방송국 전파를 타고 전국의 애청자들에게 550여 회 방송된 조성대 박사의 주요 명상 칼럼 모음집이다.
삶의 그늘에 외로이 서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삶의 지혜와 용기를 안겨주는 총 39편의 명상 칼럼이 1, 2, 3부로 나누어져 구성돼 있다.
KBS 사회교육방송국 전파를 탄 지 28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이 책은 내일을 꿈꾸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그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며 한숨 짓지 마시오.” 하고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 본문 내용 톺아보기 ]
하루하루 사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고 믿음은 태산도 움직인다고 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모든 사람들의 외모가 다르듯 인생도 각자 마음먹기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사람의 인생이 소중한 것은 이생(二生)이나 삼생(三生)이 아닌 일생(一生)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일생이기에, 인생에는 연습도 실습도 실험도 있을 수 없으며 또 있어서도 안 됩니다. 만일 인생이 두 번 세 번 살 수 있는 이생이나 삼생이라면 그처럼 소중하지도 않으려니와,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사건과 범죄가 일어나 이 세상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이 될 것입니다.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이기에 목숨을 아까워하고, 남의 목숨을 빼앗는 행위를 가장 큰 범죄로 다루며, 모든 사람들이 그토록 건강 관리와 생명 연장에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인생은 또한 영원히 사는 영생(永生)도 아닙니다. 만일 인간이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인생이 소중하다는 말 자체가 모순되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생이 그토록 귀하고 값진 것은 오직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그리고 영원히 살 수 없는 유한성 때문입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죽음을 잊지 말라.”고 했습니다. 인생의 유한성을 알지 못할 때 인간은 오만하고 교만해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말입니다. 만일 이 세상에 죽음이라는 것이 없다면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상상만으로도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소름이 끼칩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일정 기간을 살다가 다시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순환 과정을 밟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며, 이런 과정이 존재함으로써 이 세상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러한 순환 과정 없이, 한 번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이 지구는 온통 사람들로 뒤덮이고 말 것입니다.
인생은 일생인 동시에 일사(一死)이기도 합니다. 즉, 한 번 살다가 한 번 죽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죽음이 있기에 그만큼 인생이 값지고 귀하며, 죽음이 있기에 인간이 만들고 발전시킨 도덕․종교․의학 등이 그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지금까지도 인간의 평등 문제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진정한 평등은 죽음 앞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돈 많은 사람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권력이 있는 사람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조물주는 모든 사람에게 한 번의 삶만을 허락하셨고 거기에 맞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그렇기에 과거의 모든 부자와 세계의 독재자, 권력자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한 번밖에 살지 못하고 모두 지하에 고이 잠들어 있는 것입니다. 물론 오늘을 살고 있는 갑부나 권력자도 자신이 한 번밖에 살지 못하며, 영원한 생명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불평등한 것이 참 많습니다. 사람은 태어난 순간부터 지능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며 적성과 소질이 다르고 용모와 능력이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지능이 높아서 수재나 천재라는 말을 듣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지능이 낮아서 바보, 숙맥, 천치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세상에는 잘난 사람이 있는 만큼 못난 사람도 있고, 성공한 사람이 있는 만큼 실패한 사람도 있으며, 훌륭한 사람이 있는 만큼 치졸한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라면 어찌하여 이처럼 모든 사람을 불평등하게 만드신 걸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것은 다 불평등하게 주어졌다고 해도 오직 한 가지 ‘죽음’만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람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대부호였던 카네기, 록펠러, 오나시스 같은 사람도 돈으로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고, 세계의 독재자요 권력자였던 히틀러, 무솔리니, 레닌, 스탈린 같은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만리장성을 쌓고 아방궁을 짓고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죽지 않기 위해 불로초, 불사약까지 찾던 중국의 진시황제는 나이 50세에 요절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가꿔 준 수많은 예술가들과 훌륭한 철학자, 과학자들도 죽음 앞에서는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이렇듯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 힘없는 사람이나 힘 있는 사람, 이름 없는 사람이나 이름 있는 사람, 실패한 사람이나 성공한 사람 모두 죽음 앞에서는 평등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교훈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교훈을 통해 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유한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즉, 두 번 살 수 없는 오직 한 번의 유한한 일생을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살되, 오늘 죽어도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사는 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닐까요? 물론 후회하지 않는 인생이란 무척 어렵습니다. 하지만 노력하면 부자나 권력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이룰 수 있는 일입니다.
지분(知分)이요 수분(守分)이면 안분(安分)이라고 했습니다. 즉, 분수를 알고 분수를 지키면 편안한 일생을 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욕심을 버리고 순리대로 사는 것이 가장 사람답게 사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저자 조성대(趙成大) / 행정학 박사
2004년 2월 상명대학교 인문사회대학장으로 정년 퇴임한 조성대 교수는 1938년 6월 26일
충북 보은에서 출생해 향리에서 성장기를 보낸 후 1960년 3월 서울문리사범대학 사회생활과를, 1963년 3월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1979년 2월 명지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1985년 2월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저서로는 『국민윤리』(공저, 박영사, 1985년), 『전통사상과 현대이념』(공저, 상명대학교 출판부, 1985년) 『현대사상의 이해』(상명대학교 출판부, 1990년) 외 다수의 논문과 서평(새날을 여는 청년에게) 등이 있다.
이 외 1992년 4월부터 KBS 사회교육방송국 전파를 타고 전국의 애청자들에게 550여 회 방송된 <사색의 창가에서>의 주요 명상 칼럼들은 삶의 그늘에 외로이 서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삶의 지혜와 용기를 안겨주며 뜨거운 사랑을 받은 바 있다.(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