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상고사》는 20세기 조선 최고의 천재 사학자(史學者)이자 동시에 사상가이고, 혁명가이고, 문학가인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선생의 대표적 저서이다.
너무나 유명하고 널리 알려지기도 했던 책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어려워서 현대인이 국어사전이나 옥편 없이는 그대로 줄줄 읽어 내릴 수 없었던 고어체 국한문 혼용 세로쓰기 도서로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해온 책이다.
이미 널리 알려져 왔지만 《조선상고사(朝鮮上古史)》는 1931년 6월 10일부터 10월 14일까지 103회에 걸쳐 <조선사(朝鮮史)>란 제목으로 〈조선일보(朝鮮日報)〉학예란에 연재되었던 당시 독자들로부터 절대적인 환영과 찬사를 받았던 역사 연재물로 전해져 왔다.
그러다 1948년 10월 5일 서울의 <종로서원>이 단행본으로 최초 출간한 국한문 혼용 세로쓰기 도서였는데, 이번에 도서출판 오린(OLIN)에서 새로 발간한 전자 도서는 국립 중앙도서관이 소장해온 이 국한문 혼용 세로쓰기 초판본을 원본으로 삼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형태의 휴대용 디지털 기기로도 독서가 가능한 편역본은 현대인이 국어사전이나 옥편 없이 그대로 줄줄 읽어내릴 수 있도록 고어체(古語體) 한글을 현대어로 바꾸었고, 50% 이상 국한문(國漢文) 혼용으로 집필되어 있던 원문과 고사서(古史書)의 인용문(引用文)들을 먼저 우리말로 번역하였다.
그다음 고서(古書) 형태의 세로쓰기 장문 단락으로 편집된 <종로서원> 초판본 원본 내용을 좀 더 보기 쉽고 읽기 편하게 현대문 가로쓰기 단락체제로 재편집하였다. 책 후면에는 초판본 원본을 <책 속의 책> 형태로 삽입하여 이 책 한 권으로 원본, 번역본, 가로쓰기 편집본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일석 3조의 재미와 실리를 함께 구현할 수 있게 해 놓은 21세기형 전자 도서이다.
《조선상고사(朝鮮上古史)》 우리나라 상고시대의 역사를 대륙사관과 민족사관에 입각해, 1편 총론, 2편 수두시대, 3편 3조선 분립시대, 4편 열국쟁웅시대(列國爭雄時代) 대(對) 한족 격전시대, 5편 (1) 고구려 전성시대, (2) 고구려의 중쇠(中衰)와 북부여의 멸망, 6편 고구려·백제 양국의 충돌, 7편 남방제국 대 고구려 공수동맹, 8편 3국 혈전의 시(始), 9편 고구려 대수전역(對隋戰役), 10편 고구려 대당전역(對唐戰役), 11편 백제의 강성과 신라의 음모 등 전체가 1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재는 이 책에서 역사를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으로 파악하였다. 즉, 역사 발전의 원동력을 사물의 모순 · 상극(相克) 관계에서 파악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순 · 투쟁 관계가 역사로서 채취되기 위해서는 시간적인 상속성과 공간적인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전 숙명여대 명예교수로 《주석(註釋) 조선상고사》를 1974년 1월 8일부터 1975년 5월 22일까지 당시 서울신문사 발행, <서울평론>을 통해 총 56회에 걸쳐 연재한 바 있는 이만열 교수는 “단재는 그 이전까지 존재했던 상고사의 두 체계, 즉 단군→기자→위만(4군 2부)과 단군→기자→마(삼)한에 동의하지 않았다. ……단재는 단군이 기자로만 계승되지 않고 처음부터 부여 · 고구려 계통과 기자 계통의 두 계통으로 계승된다는 것과 부여 · 고구려 계통은 계속 삼국시대까지 발전하게 되지만 기자 계통은 삼한과 위만으로 두 계통이 각각 계승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조선 후기의 이종휘(李種徽)의 견해와 거의 비슷한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우리가 잃어버렸던 장엄하고 장구한 역사를 되찾기 위해 대하역사소설 《대발해》를 쓴 소설가 김홍신 씨는 “민족의 심장을 쳐서 움직인 책”, 즉 《조선상고사》는 우리 근대사의 걸출한 선비인 단재 신채호 선생이 단군시대로부터 백제의 멸망과 부흥운동까지의 우리 역사를 민족사관의 곧은 시선으로 기술하여 한국 근대사학의 주춧돌이 되도록 해준 명저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홍신 씨는 단재 신채호 선생이 《조선상고사》에서 상고시대 우리 역사가 중국 동북지역과 랴오시 지역까지 미쳤고, 단군시대에는 산둥반도까지 경략했다는 역사적 진실을 발굴한 점을 크게 평가했다. 그리고 《조선상고사》는 기존의 중국 굴종사관에서 벗어나 고조선, 부여, 고구려 중심의 역사 인식으로 사대주의적 관점을 바로잡은 민족주의적 역사서로 평가했다.
《조선상고사》의 저자 단재 신채호(申采浩, 1880년 12월 8일~1936년 2월 21일)는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주의 사학자이다. 본관은 고령, 호는 단재(丹齋) · 일편단생(一片丹生) · 단생(丹生) 등을 사용하였다.
1905년 25세의 나이로 성균관 박사가 된 후 <황성신문> 논설위원, <대한매일신보> 주필 등으로 언론활동을 하면서 역사 관련 저서로 《조선상고사》·《조선사연구초》·《조선상고문화사》·《독사신론》·《조선사론》 등을 남겼다. 또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민족의식과 독립사상을 고취하기 위해, 《을지문덕전》·《최도통전(최영장군전)》·《이순신전》·《꿈하늘》·《이태리 건국 삼걸전》같은 문학류 작품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1910년 30세 때 도산 안창호 · 이갑 · 이종호 등과 중국 칭다오로 망명,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참여하였으나 백범 김구와 공산주의에 대한 견해 차이로 임정을 탈퇴, 국민대표자회의 소집과 무정부주의 단체에 가담하여 활동했으며, 북경에서 사서 연구에 몰두하기도 했다.
1928년 48세 때 무정부주의 동방연맹 국제위폐사건에 연루되어 타이완의 기륭항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일경에 의해 체포되어 여순감옥에 투옥된 후, 1930년 50세 때 중국 대련 법정에서 유가증권위조 및 동행사, 치안유지법위반 혐의로 10년 형을 선고받고 여순 감옥으로 이감되어 복역 중 56세 때인 1936년 2월 21일 오후 4시 20분 여순감옥에서 영양실조와 뇌일혈로 옥중 순국했다.
그 후, 충북 청원군 낭성면 역래리 상당산 기슭에 안장된 단재의 일생과 관련된 상세 연보는 본서 <단재 신채호의 일생과 연보>란을 참조하기 바란다. / 편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