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상고문화사》는 20세기 조선 최고의 천재 사학자(史學者)이자 사상가이고, 혁명가이고, 문학가인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선생의 대표적 저서 중 하나로 너무나 유명하고 널리 알려지기도 했던 책이다.
1931년 10월 15일부터 12월 3일, 그리고 1932년 5월 27일부터 5월 31일까지 조선일보에 고어체 국한문 혼용 세로쓰기 기사로 발표되었던 《조선상고문화사(朝鮮上古文化史)》는 한편으로는 너무 어려워서 현대인이 국어사전이나 옥편 없이는 그대로 줄줄 읽어 내릴 수 없었던 고충이 있었다.
이번에 도서출판 오린(OLIN)에서 새로 발간한 전자 도서는 조선일보가 발표한 단재 선생의 국한문 혼용 세로쓰기 기사본을 원본으로 삼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형태의 휴대용 디지털 기기로도 독서가 가능한 편역본은 현대인이 국어사전이나 옥편 없이 그대로 줄줄 읽어내릴 수 있도록 고어체(古語體) 한글을 현대어로 바꾸었고, 50% 이상 국한문(國漢文) 혼용으로 집필되어 있던 원문과 고사서(古史書)의 인용문(引用文)들도 우리말로 번역하였다.
책 후면에는 초판본 원본을 <책 속의 책> 형태로 삽입하여 이 책 한 권으로 원본, 번역본, 가로쓰기 편집본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일석 3조의 재미와 실리를 함께 구현할 수 있게 해 놓은 21세기형 전자 도서이다.
이 원고가 조선일보 지상을 통해 연재되고 있을 때, 단재 신채호 선생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시다 1929년 5월 조선총독부 경찰에 체포되어 치안유지법 위반과 유가증권 위조 등의 혐의로 10년형을 선고받고 중국 대련에 있는 뤼순(旅顺) 감옥에 영어(囹圄)되어 있었다.
당시 조선일보 발표 안내문과 같이 《조선상고문화사》는 그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주제의 범위는 <상고 문화사>에 국한되지 않고, 앞서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조선사》에서 못다 다룬 상고사 관련 부분과 풍속, 문화 등을 서술하고 있다.
제1편 단군시대(檀君時代), 제2편 단군조의 업적과 공덕, 제3편 아사달 왕조 시대와 단군 이후 분열과 식민지의 성쇠, 제4편 진한(辰韓)의 전성과 대외전쟁, 제5편 조선 열국 분쟁의 초기 등 전체가 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기할 것은, 상고사의 역대(歷代) 구분이다.
이전에는 <고조선→기자조선→위만조선→삼국시대>로 구분해왔던 것을 기자와 위만은 비록 한때 조선의 영토를 점거한 사실이 있을지라도 그들은 어디까지나 외족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들을 조선사의 역대(歷代)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단재 신채호 선생의 지론이었다.
그래서 단재 선생은 조선사의 역대(歷代)를 <고조선→삼조선→부여→-삼국시대>로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과 고증을 하고 있는 저술이 바로 이 《조선상고문화사》의 핵심이다.
이것은 그간 우리 민족의 가슴 속에 깊은 통한과 울분을 안겨주었던 거짓 역사의 만행을 시원하게 제거해 주며 민족사의 새로운 향방을 제시해준 탁론이기도 하다.
■ 저자 소개
단재 신채호
《조선상고문화사》의 저자 단재 신채호(申采浩, 1880년 12월 8일~1936년 2월 21일)는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주의 사학자이다. 본관은 고령, 호는 단재(丹齋) · 일편단생(一片丹生) · 단생(丹生) 등을 사용하였다.
1905년 25세의 나이로 성균관 박사가 된 후 <황성신문> 논설위원, <대한매일신보> 주필 등으로 언론활동을 하면서 역사 관련 저서로 《조선상고사》·《조선사연구초》·《조선상고문화사》·《독사신론》·《조선사론》 등을 남겼다. 또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민족의식과 독립사상을 고취하기 위해, 《을지문덕전》·《최도통전(최영장군전)》·《이순신전》·《꿈하늘》·《이태리 건국 삼걸전》같은 문학류 작품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1910년 30세 때 도산 안창호 · 이갑 · 이종호 등과 중국 칭다오로 망명,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참여하였으나 백범 김구와 공산주의에 대한 견해 차이로 임정을 탈퇴, 국민대표자회의 소집과 무정부주의 단체에 가담하여 활동했으며, 북경에서 사서 연구에 몰두하기도 했다.
1928년 48세 때 무정부주의 동방연맹 국제위폐사건에 연루되어 타이완의 기륭항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일경에 의해 체포되어 여순감옥에 투옥된 후, 1930년 50세 때 중국 대련 법정에서 유가증권위조 및 동행사, 치안유지법위반 혐의로 10년 형을 선고받고 여순(旅順) 감옥으로 이감되어 복역 중 56세 때인 1936년 2월 21일 오후 4시 20분 여순 감옥에서 영양실조와 뇌일혈로 옥중 순국했다.
그 후, 충북 청원군 낭성면 역래리 상당산 기슭에 안장된 단재의 일생과 관련된 상세 연보는 본서 <단재 신채호의 일생과 연보>란을 참조하기 바란다. / 편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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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역자 소개
서동익(徐東翼)
소설가. 북한전문가.
편역자 서동익은 1948년 경북 안강(安康)에서 태어나 향리에서 성장기를 보내다 1968년 해군에 지원 입대하여 7년간 현역으로 복무했다. 만기 전역 후, 6.25 한국전쟁 휴전협정 체결 후 남북 관계와 북한 동포들의 삶을 연구해오다 1997년 국가정보대학원을 수료했다.
1976년 중편소설 <갱(坑)>으로 제11회 세대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등단 후 남북 분단으로 인한 <한국현대소설문학의 반쪽현상>과 <왜소성>을 발견, 이를 극복하는 장편소설을 집필하다 북한 동포들의 일상적 라이프스타일과 생활용어 속의 정치용어, 경제용어, 은어 등에 막혀 실패했다. 이후 직장을 대북전문기관인 자유의 소리방송(전문집필위원), 통일부(학술용역), 국방일보(객원논설위원), 인천남동신보(주간 겸 논설위원), 사)북방문제연구소(연구이사 겸 부소장) 등에서 근무하며 30여 년간 북한을 연구해 왔다.
주요 북한연구저서로는 <북에서 사는 모습(북한연구소, 1987)>, <인민이 사는 모습 1, 2권(자료원, 1996)>, <남북한 맞춤법 통일을 위한 사회주의헌법 문장 연구(사단법인 북방문제연구소, 2007)>, <남북한 맞춤법 통일을 위한 조선로동당 규약 문장 연구(북방문제연구소, 2007)> 외 다수 논문이 있다.
문학창작집으로는 서동익 소설집 <갱(坑, 자료원, 1996)>, 장편소설집 <하늘 강냉이 1∼2권(자료원, 2000)>, <청해당의 아침(자료원, 2001)>, <퇴함 1∼2권(메세나, 2003)>, <장군의 여자 1∼2권(메세나, 2010)>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청해당의 아침>이 1960년대 한국의 문화원형과 전후세대의 삶을 밀도 있게 묘사한 작품으로 선정되어 2010년 6월 1일부터 한 달간 KBS 라디오 드라마극장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국내는 KBS AM 972khz로, 국외는 KBS 한민족방송망을 타고 중국 동북3성 ․ 러시아 연해주 ․ 사할린 ․ 일본 ․ 미국 등지로 방송된 바 있다.
고소설 편역(번역) 작품집으로는 강도몽유록(OLIN, 2013), 달천몽유록(2013), 원생몽유록(2013), 안빙몽유록(2013), 수성궁몽유록(2013), 피생명몽록(2014), 김시습 금오신화_용궁부연록(2015), 남염부주지(2015), 취유부벽정기(2015), 이생규장전(2015), 외 인현왕후전(2015), 계축일기(2015), 최치원전(2015), 조선상고사 제1권, 조선상고사 제2권(2021년) 등이 있다.
그동안의 창작활동으로 <제8회 인천문학상(1996)>, <남동구민상(1996)>, <인천광역시문화상(2004)>, <남동예술인상(2011)> 등을 수상했다. /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