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0 0 1 2 0 2년전 0

금수회의록

안국선 신소설

안국선의 신소설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은 일본 작가 사토 구라타로(佐藤欌太郞)가 1904년에 발표한 《금수회의인류공격》을 원작으로 한 번안소설로, 당시 한창 유행했던 연설회의 형식을 빌려, ‘나’라는 1인칭 관찰자가 꿈속에서 인간의 비리를 성토하는 동물들의 연설 회의장에 들어가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내용이다. 그 내용 중에는 인간 생활에 대한 비판이 동물들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 각각의 동물들이 인간보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서서 인간의 부도덕을 조소 ·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화성과 풍자성을 가지고 있다. 또 시대적인 배경을 감안할 때, 개화기의 부정부패, 탐관오리의 타락과 사대적 경향 그리고 문란한 풍속과 세태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강렬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신소설의 문학사적 특징은 ..
안국선의 신소설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은 일본 작가 사토 구라타로(佐藤欌太郞)가 1904년에 발표한 《금수회의인류공격》을 원작으로 한 번안소설로, 당시 한창 유행했던 연설회의 형식을 빌려, ‘나’라는 1인칭 관찰자가 꿈속에서 인간의 비리를 성토하는 동물들의 연설 회의장에 들어가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내용이다. 그 내용 중에는 인간 생활에 대한 비판이 동물들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 각각의 동물들이 인간보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서서 인간의 부도덕을 조소 ·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화성과 풍자성을 가지고 있다. 또 시대적인 배경을 감안할 때, 개화기의 부정부패, 탐관오리의 타락과 사대적 경향 그리고 문란한 풍속과 세태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강렬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신소설의 문학사적 특징은 일반적으로 문체가 묘사적이란 점이다. 고대소설이 설화체에 그치는 점과 대조를 이룬다. 또 소재 채택과 사건 전개에 있어서 본질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비해 고대소설은 예외 없이 소재를 비현실적인 데에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신소설에서는 그 소재들이 대체로 우리 주변에서 일상 일어나는 것들이다. 그 사건 또한 현실적으로 가능한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신소설이 고대소설보다는 근대소설 쪽에 한 걸음 더 다가섰음을 뜻한다.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암기하듯 달달 외운 기억이 있는 신소설의 연대기적 개념은 1894년 갑오경장 이후 일본에 예속되어 가던 약 15년간의 조선 사회의 황폐한 구조와 당대인의 삶의 양상을 잘 담아낸 서사 양식으로 이인직을 비롯해 이해조, 최찬식, 안국선, 장지연 등 1918년 이광수의 《무정》이 나오기 전까지 창작되거나 발표된 소설들을 한국문학사에서는 ‘신소설’로 분류하고 있다.

이 신소설 작품들은 개화기 수백 년간 지속되어 온 봉건 질서의 해체와 새로운 식민자본주의의 형성기를 배경으로 한 우리나라 개항시대의 시대적 이념을 형상화하는데 가장 야심적이고 대표적인 서사 양식이었다. 그러므로 신소설은 이때 가장 광범위한 독자층을 형성하였다.

본서는 1908년 2월 황성서적업조합(皇城書籍業組合)에서 발행한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을 일반 독자들이 국어사전이나 옥편 없이 그대로 줄줄 읽을 수 있도록 고어체 원고를 현대어 가로쓰기 전자책(이펍 2.0) 판형으로 번역한 편역본에다 최초 발표된 이해조의 《금수회의록》초판본을 <책 속의 책> 형태로 삽입한 전자 도서이다. 그러므로 이 전자책 한 권으로 초판본 원본과 현대문 번역본을 대조해 가며 함께 읽을 수 있는 재미와 실리를 구현할 수 있다. ●
저자: 안국선(安國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단편소설집을 펴낸 소설가로, 대표작으로 <금수회의록>, <공진회> 등이 있다. 개화기의 대표적 지식인이다.
안국선(安國善)은 1878년 12월 5일(음력) 죽산 안씨의 집성지였던 경기도 안성군 고삼면 월향리 171번지에서 안직수(安稷壽)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가계는 7대조부터 벼슬에 전혀 나아가지 못한 잔반(殘班: 조선 말기, 몰락한 양반을 이르던 말.) 가문이었으나, 그의 종증조부(從曾祖父)의 손자, 즉 안국선에게 재종백부(再從伯父)가 되는 안경수(安駉壽, 1853∼1900)가 1895년 군부대신(군국기무처 우포도대장. 종2품 무관직.)에 오르게 된 것이, 안국선의 생애에도 매우 중요한 전환기가 되었다.
호는 천강(天江), 안주선(安周善), 안명선(安明善), 천강생(天江生), 안천강(安天江) 등을 사용했다. 그는 향리에서 한학을 수학하며 성장하다 1895년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와 일본 유학 관비유학생 선발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폐정개혁(弊政改革)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자 정부는 군국기무처 주도하에 1894년 7월부터 1896년 2월까지 1∼2차에 걸쳐 갑오개혁(일명, 갑오경장甲午更張)을 단행했는데 이 개혁 수행과정에서 정부가 일본에 파견할 관비 유학생을 선발했다. 이때 항렬상으로는 재종백부(再從伯父)이자 양부(養父)였던 안경수(安駉壽)의 주선으로 안국선은 관비 유학생 선발시험에 합격하게 되었던 것이다.
1895년 제1차 관비유학생 자격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게이오기주쿠대학(慶應義塾大學) 보통과를 졸업하고, 1896년 동경전문학교(東京專門學校, 현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의 방어정치과(邦語政治科)에 진학하여 정치학을 수학했다.
1899년 도쿄전문학교(東京專門學校, 현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방어정치과(邦語政治科)를 졸업하고 귀국하자마자 안국선은 크나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양부 안경수가 고종의 양위(讓位)를 획책했던 박영효 관련 역모사건에 연루되어 수배되었고, 일본으로 망명했다가 1900년 다시 입국했을 때 처형당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국사범(國事犯)으로 처형당한 아버지를 둔 형편이었으므로, 안국선은 경무청에 체포되었다. 즉, 도쿄전문학교 졸업 후 본국으로 귀국하면서 경응의숙의 동기생으로 동경제국대학 농과대학에 다니던 오성모(吳聖模)와 동행하였는데, 오성모는 박영효의 정권장악에 필요한 자금을 국내에서 조달하고자 한 인물이었다. 이 사건이 고종 양위를 반대하던 세력들에 의해 고발되면서 안국선도 체포되어 1904년 초까지 미결수로 한성 종로감옥에 정치범으로 수감되어 있었다.

안국선이 법정에서 선고받은 형은 참형(斬刑), 즉 사형이었다. 언제 선고대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안국선은 미결수로 불안하고 힘든 감옥 생활을 하며 감금되어 있었다. 이때는 면회마저 쉽지 않아 가족 얼굴 보기도 어려운 처지였다.

1904년 3월 다시 재판을 받았다. 오성모는 사형이 선고되었고, 안국선은 태형(笞刑: 곤장) 100대에 종신유형을 선고받고 1904년 3월 전라도 진도군 금갑도(金甲島)로 종신 유배되었다. 그러다 3년 후인 1907년 3월 유배에서 풀려난 뒤 상경하여 정력적으로 저술과 번역을 하며, 아울러 다채로운 사회활동을 전개하였다. 돈명학교(敦明學校)와 광신상업학교(廣信商業學校)의 교사로도 재임하고, 대동상회(大東商會)의 회계와 창신사(彰信社)의 지배인과 같은 회사의 중역도 맡았다. 그리고 국채보상찬성회 발기인 · 대한중앙학회 평의원 · 대한협회 회원 · 기호흥학회 월보 저술원 · 소년동지회 실업부장 등 사회단체의 임원도 역임하면서 정치 · 외교 · 경제 · 법률 · 역사에 관련된 적지 않은 논설을 선보이는 등 활발한 사회계몽 활동을 펼쳤다.

대표작 〈금수회의록〉은 약해진 인간을 동물의 입을 빌려 풍자한 우화소설로, 까마귀 · 여우 · 개구리 등의 8마리 동물에 따라 소제목으로 나뉜다. 풍자 · 비판하는 대상은 나라가 망하고 동포가 죽든 말든 외국인에게 아첨하여 벼슬하려는 역적놈,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지 않고 자식은 부모를 섬기지 않는 소인놈, 남의 나라를 속국이나 보호국으로 만들려는 침략 외세 등 다양하다.

1907년에 펴낸 평론집 〈연설법방 演說法方〉은 동물들의 연설을 통해 지은이의 사회비판 의식을 드러냈다 하여 금서처분을 받았는가 하면, 1915년에 펴낸 〈공진회〉는 처음에 5편을 계획했으나 경무총장의 명령에 의해 2편이 삭제되어 〈기생〉·〈인력거꾼〉·〈시골 노인 이야기〉만 실렸다. 이 세 작품은 나약한 방관자와 패배주의에 빠진 현실순응주의자들을 통해 일제의 통치체제의 미덕을 그리고 있어 일제에 순응하는 그의 정신을 보여준다.

그 외 저서로 〈정치원론〉(1907) ·〈외교통의〉(1907) ·〈행정법〉(1908) 등의 번역서가 있다.
자세한 작품활동 내역과 사회활동은 <안국선의 생애와 연보>를 참고하기 바란다. (편역자)
------------------------------------------------------------------------------------------------------------
편역자: 서동익(徐東翼)

소설가. 북한전문가.
편역자 서동익은 1948년 경북 안강(安康)에서 태어나 향리에서 성장기를 보내다 1968년 해군에 지원 입대하여 7년간 현역으로 복무했다. 만기 전역 후, 6.25 한국전쟁 휴전협정 체결 후 남북 관계와 북한 동포들의 삶을 연구해오다 1997년 국가정보대학원을 수료했다.

1976년 중편소설 <갱(坑)>으로 제11회 세대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등단 후 남북 분단으로 인한 <한국현대소설문학의 반쪽현상>과 <왜소성>을 발견, 이를 극복하는 장편소설을 집필하다 북한 동포들의 일상적 라이프스타일과 생활용어 속의 정치용어, 경제용어, 은어 등에 막혀 실패했다. 이후 직장을 대북전문기관인 자유의 소리방송(전문집필위원), 통일부(학술용역), 국방일보(객원논설위원), 인천남동신보(주간 겸 논설위원), 사)북방문제연구소(연구이사 겸 부소장) 등에서 근무하며 30여 년간 북한을 연구해 왔다.

주요 북한연구저서로는 <북에서 사는 모습(북한연구소, 1987)>, <인민이 사는 모습 1, 2권(자료원, 1996)>, <남북한 맞춤법 통일을 위한 사회주의헌법 문장 연구(사단법인 북방문제연구소, 2007)>, <남북한 맞춤법 통일을 위한 조선로동당 규약 문장 연구(북방문제연구소, 2007)> 외 다수 논문이 있다.

문학창작집으로는 서동익 소설집 <갱(坑, 자료원, 1996)>, 장편소설집 <하늘 강냉이 1∼2권(자료원, 2000)>, <청해당의 아침(자료원, 2001)>, <퇴함 1∼2권(메세나, 2003)>, <장군의 여자 1∼2권(메세나, 2010)>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청해당의 아침>이 1960년대 한국의 문화원형과 전후세대의 삶을 밀도 있게 묘사한 작품으로 선정되어 2010년 6월 1일부터 한 달간 KBS 라디오 드라마극장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국내는 KBS AM 972khz로, 국외는 KBS 한민족방송망을 타고 중국 동북3성 ․ 러시아 연해주 ․ 사할린 ․ 일본 ․ 미국 등지로 방송된 바 있다.

고소설 편역(번역) 작품집으로는 강도몽유록(OLIN, 2013), 달천몽유록(2013), 원생몽유록(2013), 안빙몽유록(2013), 수성궁몽유록(2013), 피생명몽록(2014), 김시습 금오신화_용궁부연록(2015), 남염부주지(2015), 취유부벽정기(2015), 이생규장전(2015), 외 인현왕후전(2015), 계축일기(2015), 최치원전(2015), 조선상고사 제1권, 조선상고사 제2권(2021년) 등이 있다.

그동안의 창작활동으로 <제8회 인천문학상(1996)>, <남동구민상(1996)>, <인천광역시문화상(2004)>, <남동예술인상(2011)> 등을 수상했다. / (편집자)

㈜유페이퍼 대표 이병훈 | 316-86-00520 | 통신판매 2017-서울강남-00994 서울 강남구 학동로2길19, 2층 (논현동,세일빌딩) 02-577-6002 help@upaper.net 개인정보책임 : 이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