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학의 신소설 《설중매(雪中梅)》는 일본작가 스에히로 텟쵸(未廣鐵腸)가 1886년에 발표한 일본 개화기의 정치소설을 구연학(具然學)이 원작 《설중매(雪中梅)》의 무대와 인물을 한국으로 바꾸어 설정하고 당시의 사회상에 맞게 번안(飜案)한 소설로, 총 15회 장회소설(章回小說)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1908년 회동서관(㒑東書館)에서 초판이 발간되었으며, 발간 당시 대표적인 사회소설의 하나로, 개화기 신소설 창작면에 큰 영향을 주었다.
신소설의 문학사적 특징은 일반적으로 문체가 묘사적이란 점이다. 고대소설이 설화체에 그치는 점과 대조를 이룬다. 또 소재 채택과 사건 전개에 있어서 본질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비해 고대소설은 예외 없이 소재를 비현실적인 데에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신소설에서는 그 소재들이 대체로 우리 주변에서 일상 일어나는 것들이다. 그 사건 또한 현실적으로 가능한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신소설이 고대소설보다는 근대소설 쪽에 한 걸음 더 다가섰음을 뜻한다.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암기하듯 달달 외운 기억이 있는 신소설의 연대기적 개념은 1894년 갑오경장 이후 일본에 예속되어 가던 약 15년간의 조선 사회의 황폐한 구조와 당대인의 삶의 양상을 잘 담아낸 서사 양식으로 이인직을 비롯해 이해조, 최찬식, 안국선, 장지연 등 1918년 이광수의 《무정》이 나오기 전까지 창작되거나 발표된 소설들을 한국문학사에서는 ‘신소설’로 분류하고 있다.
이 신소설 작품들은 개화기 수백 년간 지속되어 온 봉건 질서의 해체와 새로운 식민자본주의의 형성기를 배경으로 한 우리나라 개항시대의 시대적 이념을 형상화하는데 가장 야심적이고 대표적인 서사 양식이었다. 그러므로 신소설은 이때 가장 광범위한 독자층을 형성하였다.
본서는 1908년 회동서관(㒑東書館)에서 발행한 구연학의 《설중매(雪中梅)》를 일반 독자들이 국어사전이나 옥편 없이 그대로 줄줄 읽을 수 있도록 고어체 원고를 현대어 가로쓰기 전자책(이펍 2.0) 판형으로 번역한 편역본에다 최초 발표된 구연학의 《설중매(雪中梅)》 초판본을 <책 속의 책> 형태로 삽입한 전자 도서이다. 그러므로 이 전자책 한 권으로 초판본 원본과 현대문 번역본을 대조해 가며 함께 읽을 수 있는 재미와 실리를 구현할 수 있다. ●
저자: 구연학(具然學)
구연학(具然學)은 1874년 음력 7월 9일 충청남도 해미 정미면(貞美面)에서 출생했다.
관향은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면을 본관으로 하는 능성 구씨이고, 자는 중습(仲習)이다.
1904년 30세 3월 중교의숙(中橋義塾)에 입학하였으나 1년 8개월 만에 자퇴했다.
1907년 33세 7월 대한제국 군부번역관보(軍部繙譯官補)로 관리 생활을 시작했다.
1907년 33세 9월 3일 대한제국 군대 해산으로 두 달 만에 실직했다.
1908년 34세 2월 문관 전고(銓考)라 불리는 시험에 응시 합격해, 다시 내각(內閣) 법제국 법제과 주사(主事)로 발령을 받았다. 이후 군부번역관(軍部繙譯官) · 승서판(陞敍判) 등을 역임했다.
1908년 34세 5월 회동서관에서 번안소설 《설중매》를 출간했다.
1908년 34세부터 1910년 36세까지 보성전문학교 법학과에서 수학했다.
1910년 36세 2월 보성전문학교 3학년 진급장을 받았다.
1910년 36세 8월 29일 한일합방이 되었으나 구연학은 학업을 계속 이어간 듯하다.
1911년 37세 2월 보성전문학교 졸업했다.
1911년 37세 5월 군(郡) 서기로 임명되어 충남 서천군 비인(庇仁)과 서산(瑞山)으로 귀향했다.
1927년 53세 7월부터 1937년 63세 6월까지 만 10년 동안 서산 원북면과 인지면에서 면장을 역임했다.
1940년 66세 8월 사망했다.
대표작 《설중매(雪中梅)》는 일본 작가 스에히로 뎃쵸(末廣鐵腸)의 정치소설 《셋츄바이(雪中梅)》(1886)의 등장인물과 배경을 당시 우리나라 사회 실정에 맞게 번안한 작품으로, 회동서관에서 발간되었다. 이인직의 《은세계》, 이해조의 《자유종》과 함께 개화기 3대 정치소설로 불린다.
이 외에 《최열부의 사명전가(捨命全家)》와 《효기전생(孝記前生)》(1922) 등의 소설이 전하며 약간의 정치논설을 발표했으나, 이와 같은 전기적 기록은 현재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자세한 작품활동 내역과 사회활동은 <구연학의 생애와 연보> 편을 참고하기 바란다.(편역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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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역자: 서동익(徐東翼)
소설가. 북한전문가.
편역자 서동익은 1948년 경북 안강(安康)에서 태어나 향리에서 성장기를 보내다 1968년 해군에 지원 입대하여 7년간 현역으로 복무했다. 만기 전역 후, 6.25 한국전쟁 휴전협정 체결 후 남북 관계와 북한 동포들의 삶을 연구해오다 1997년 국가정보대학원을 수료했다.
1976년 중편소설 <갱(坑)>으로 제11회 세대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등단 후 남북 분단으로 인한 <한국현대소설문학의 반쪽현상>과 <왜소성>을 발견, 이를 극복하는 장편소설을 집필하다 북한 동포들의 일상적 라이프스타일과 생활용어 속의 정치용어, 경제용어, 은어 등에 막혀 실패했다. 이후 직장을 대북전문기관인 자유의 소리방송(전문집필위원), 통일부(학술용역), 국방일보(객원논설위원), 인천남동신보(주간 겸 논설위원), 사)북방문제연구소(연구이사 겸 부소장) 등에서 근무하며 30여 년간 북한을 연구해 왔다.
주요 북한연구저서로는 <북에서 사는 모습(북한연구소, 1987)>, <인민이 사는 모습 1, 2권(자료원, 1996)>, <남북한 맞춤법 통일을 위한 사회주의헌법 문장 연구(사단법인 북방문제연구소, 2007)>, <남북한 맞춤법 통일을 위한 조선로동당 규약 문장 연구(북방문제연구소, 2007)> 외 다수 논문이 있다.
문학창작집으로는 서동익 소설집 <갱(坑, 자료원, 1996)>, 장편소설집 <하늘 강냉이 1∼2권(자료원, 2000)>, <청해당의 아침(자료원, 2001)>, <퇴함 1∼2권(메세나, 2003)>, <장군의 여자 1∼2권(메세나, 2010)>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청해당의 아침>이 1960년대 한국의 문화원형과 전후세대의 삶을 밀도 있게 묘사한 작품으로 선정되어 2010년 6월 1일부터 한 달간 KBS 라디오 드라마극장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국내는 KBS AM 972khz로, 국외는 KBS 한민족방송망을 타고 중국 동북3성 ․ 러시아 연해주 ․ 사할린 ․ 일본 ․ 미국 등지로 방송된 바 있다.
고소설 편역(번역) 작품집으로는 강도몽유록(OLIN, 2013), 달천몽유록(2013), 원생몽유록(2013), 안빙몽유록(2013), 수성궁몽유록(2013), 피생명몽록(2014), 김시습 금오신화_용궁부연록(2015), 남염부주지(2015), 취유부벽정기(2015), 이생규장전(2015), 외 인현왕후전(2015), 계축일기(2015), 최치원전(2015), 조선상고사 제1권, 조선상고사 제2권(2021년) 등이 있다.
그동안의 창작활동으로 <제8회 인천문학상(1996)>, <남동구민상(1996)>, <인천광역시문화상(2004)>, <남동예술인상(2011)> 등을 수상했다. / (편집자)